치과 진료 중 뭔가를 삼켰다면 확인해야 하는 것
작년, 거진 5년 만에 생긴 일이었다.
환자분이 진료를 받다가 진료 기구를 삼키신 것이다.
기구는 손톱만 한 작은 드라이버인데
치아의 제일 안쪽에서 작업을 하는 중에 혀에 걸려서 목에 떨어지고 말았다.
치과 응급처치 매뉴얼에는
환자의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의자를 세워 기침을 유도하라고 되어있는데
이미 목 안쪽으로 넘어갔는지 기침도 하지 않으셨다.
간단한 그림으로 보는 기도와 식도의 이해
by.파노의 아이패드
구강과 이어진 목구멍의 끝에서는 두 가지 갈림길이 나온다.
한쪽은 공기가 폐(肺)로 들어가는 기도(氣道)이고
다른 한쪽은 음식이 위(胃)로 들어가는 식도(食道)이다.
기도든 식도든 치과 기구가 넘어간 것은 좋은 일은 아니지만 위장관 쪽으로 삼킨다면 응급상황은 아니다. 위장관 쪽으로 들어간 것들은 대부분 합병증 없이 자연적으로 배출된다. 물론 삼킨 물질에 따라 위나 장 표면에 상처를 내거나 내벽 주름에 끼어 배출되지 않는 경우도 드물게 있으니 추적 관찰은 필요하다.
하지만 기도 쪽으로 무엇인가를 삼켰다면 응급상황이다.
환자분께 숨을 크게 쉬어보라고 말씀드리고 진료를 멈췄다. 그리고 같은 건물 아래층 내과 원장님께 연락해 사정을 설명드리고 환자와 함께 내원을 하였다. 검사 결과를 보고 폐가 깨끗한 것을 보고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기침이 안 멈춰요” 美 20대 기관지서 발견된 ‘이것’
(참고:보철물을 삼킨 환자의 엑스레이 사진 기사)
대체 왜 식도가 아니라 기도로 삼켜지는건데?
폐로 무엇인가 들어가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보통의 경우 구강을 통해 무엇을 삼키기 시작하면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삼키기 반사(Swallowing reflex)"가 일어난다.
혀와 연구개가 거상되어 코로 연결되는 비강을 막고 후두개가 접혀 후두를 덮음으로써 음식물이 기도로 흡인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치과치료라는 것이 입을 벌리고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물질이 인두에 떨어져 감각신경말단이 자극을 받으면 후두개가 덮이기 전에 이물질이 기도로 흡인될 일말의 가능성이 생긴다.
만약 이물질이 폐로 들어갔을 때 폐 속 위치에 따라 난이도는 달라질 수 있지만 대부분 내시경을 이용하여 제거할 수 있다. 문제는 이물질 흡인에 대해 진단 및 처치가 늦어진다면, 폐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빠르게 흉부 엑스레이를 통해 이물질의 위치를 파악하고 관련된 주의사항과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마무리하며
이런 이물질을 떨어뜨리는 상황은 대부분이 보철치료 중에 일어나는데 무게감이 있는 기구와 보철물들이 미끄러지며 발생하기 때문일 것이다.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한 통계 중에 '치과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구강에 이물질을 떨어뜨린 경험이 있는 의사'의 비율이 99.4%였다고 한다.
없으면 좋겠지만 이런 일들은 치료 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환자 입장에서는 날벼락 같은 일일 것이다.
환자분께는 의도하지 않는 일에 대해 이해를 바라는 설명이 되었으면 하고,
불편감에 대한 사과와 상태에 대한 충분한 설명, 그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적절하게 하는 것이 치과의사에게도 꼭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