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료를 유발하는 확실한 방법

미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직원에게 카메라를 들이미는 영상을 유튜브 쇼츠에
Apr 23, 2026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확실한 방법

미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직원에게 카메라를 들이미는 영상을

유튜브 쇼츠에서 본 적 있다.

음식을 담아주는 직원이 카메라에 찍힌다는

압박을 받아 더 푸짐하게 챙겨주기 때문이라 한다.

​

이처럼 소비자는 자신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판매자를 꼼꼼히 살피고 현명하게 소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

그런데 이런 것들이

병원과 같은 의료기관에 적용된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

​

여러 환자분들이 있으시다.

'아는 동생이 치과의사여서, 삼촌이 의사라서...'

라는 식으로 본인이 진료에 대해

굉장히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거나 또는

본인이 굉장히 예민하고 폭력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당당히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아주 가끔 진료실에서 녹음을 켜거나,

환자 뒤에서 촬영을 하시는 분도 계시다.

​

물론 환자분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내가 좀 더 신경을 써달라, 더 나은 진료를 받고싶다'

라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

하지만 이런 압박은

의료진들이 환자들에게 방어적으로 변하게 만들 수 있다.

방어적으로 변한다는 뜻은

진단을 더 안전하게 한다는 뜻이다.

​

문제는 의료진이 방어적으로 진단을 내리면,

불필요한 검사가 늘어나고

과잉 진료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만약 치과에서 신경치료 여부를 판단할 때,

의사가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안전한 선택만을 하게 되어

미래의 환자에게 더 큰 부담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

​

의사의 방어적 진단은 환자에게 비용과 시간 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깊은 충치 치료 후

신경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환자의 불만을 피하기 위해

곧바로 신경치료로 넘어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환자의 치아를 최대한 보존할 기회를 잃고

치료 기간과 비용은 늘어나는 것이다.

​

결국, 의사에게 안전한 진단이

환자에게는 공격적인 진단이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

​

반대로 의사가 공격적인 진단을 내릴 때가 있다.

대표적으로 바로 가족을 치료할 때인데

나 또한 가까운 친척의 부러진 치아를 억지로 살려서

보철을 씌운 적이 있었다.

일반적인 진단이라면 치아를 뽑았어야 했지만

잘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치료 후 3년이 지나 또다시 충격을 받은 치아가

파절되면서 발치를 하게 되었는데

예전 치료를 왜 이렇게 대충 했냐며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다.

​

실제로 VIP 신드롬은 가까운 지인들에게

굉장히 큰 컴플레인을 받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은 의사들이 잘 해줘야겠다는 부담을 갖고

진단을 공격적으로 할 때 보인다.

​

​

의학 드라마에서 가능성이 낮은 수술을

실력이 좋은 의사들이 멋있게 해결하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그 가능성 낮은 치료를 시도할 수있는 여건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

의료 환경은 점점 더 변해가고있다.

사명감보다 돈,

직업윤리보다 개인의 삶이

중요되는 시대가 되었고

나 또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초심을 지키기 위해 이 글을 정리해본다.

​

Share article